
마비노기라는 게임을 시작한 유저라면 한 번쯤 ‘통나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통나무란, 성장의 길목을 가로막는 거대하고 단단한 장벽을 의미하는 은어입니다. 특히 신규 유저, 즉 뉴비들에게는 특정 구간을 넘어서기 위해 반드시 깎고 다듬어야 하는 필수적인 성장 과제를 ‘뉴비 통나무’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이는 때로 게임을 계속할 동력을 주기도 하지만, 과도한 난이도는 게임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 PC 마비노기에서 특정 무기를 제작하고 강화하는 과정이 대표적인 ‘뉴비 통나무’로 꼽혔다면, 최근 마비노기 모바일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통나무가 등장하여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최상위 콘텐츠인 ‘어비스 지옥’ 난이도와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최종 보상, 그리고 그 보상을 확정적으로 얻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이 ‘통나무’의 실체와 유저들이 넘어야 할 과정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 새로운 도전, 어비스 지옥 난이도
최근 마비노기 모바일 업데이트의 핵심은 단연 ‘어비스 지옥’ 난이도의 추가입니다. 기존의 던전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을 자랑하는 이 콘텐츠는 지옥 3, 4, 5단계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열립니다. 이곳은 혼자서는 입장이 불가능하며, 오직 4인 파티를 통해서만 도전할 수 있는 최상위 유저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강력한 지역 효과가 추가되거나 파티의 부활 가능 횟수가 제한되는 등 극악의 조건이 붙습니다. 예를 들어, 지옥 5단계에서는 일반 몬스터조차 기존과 다른 까다로운 전투 패턴을 사용하여 유저들을 압박합니다.
이처럼 높은 진입 장벽과 공략 난이도 때문에 어비스 지옥은 숙련된 유저들 사이에서도 충분한 준비와 완벽한 팀워크가 요구되는 새로운 도전 과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뉴비 통나무’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는 과제였다면, 이제는 잘 짜인 팀 단위의 노력이 필요한 ‘엔드게임 통나무’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기나긴 여정의 화폐, 붉은 심연의 화석
어비스 지옥 난이도를 정복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붉은 심연의 화석’이라는 새로운 재화를 획득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붉은 화석은 지옥 3단계 이상에서만 얻을 수 있으며, 던전 클리어 보상이나 기존의 심연의 화석(파란 화석)을 교환하여 얻게 됩니다. 또한, NPC 상점을 통해 주간 구매 횟수가 제한된 소량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은 붉은 화석은 NPC 몰리의 유물 교환소에서 강력한 성능을 지닌 신규 전설 룬이나 소원 항아리, 희귀한 외형 장비 등으로 교환하는 데 사용됩니다.





즉, 이 붉은 화석은 어비스 지옥이라는 험난한 콘텐츠를 꾸준히 플레이해야만 얻을 수 있는 명예의 증표이자, 캐릭터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한 필수 재료인 셈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붉은 화석을 모아 최종 목표인 ‘전설 엠블럼 룬’을 확정적으로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입니다.
시간과의 싸움, 엠블럼 정가까지의 여정
커뮤니티 유저들의 분석에 따르면, 어비스 지옥의 최종 보상 중 하나인 ‘전설 엠블럼 룬 항아리’를 확정적으로 교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0주에 달합니다. 이는 매주 지옥 5 난이도까지의 모든 타임어택 보상을 달성하고, 교환 가능한 파란 화석을 전부 붉은 화석으로 바꾼다는 가정하에 계산된 기간입니다.




더욱 까다로운 점은 단순히 붉은 화석을 모으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엠블럼 룬 항아리 교환에는 선행 조건이 붙는데, 바로 교환소에서 다른 아이템을 구매하며 1,200개의 붉은 화석을 먼저 소모해야만 구매 자격이 생기는 방식입니다. 이후, 추가로 900개를 모아 총 2,100개의 붉은 화석을 사용해야 비로소 엠블럼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저는 약 두 달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주 최고 난이도의 던전을 꾸준히, 그리고 완벽하게 클리어해야만 하는 대장정에 나서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운이 좋아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을 넘어, 성실함과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대한 ‘통나무’와 다름없습니다. 많은 유저들은 이 기간을 보며 “게임 오픈 기간과 맞먹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 보상 가치에 대한 갑론을박
그렇다면 10주간의 노력을 투자할 만큼 보상의 가치는 충분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새롭게 추가된 지옥 룬들은 기존 룬의 상위 호환이거나, 특정 직업에게는 압도적인 효율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옵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동 스킬 사용 시 피해량이 증가하는 ‘평원 방랑자’ 룬은 특정 클래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룬은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발동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이걸 쓰려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는가’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또한, 10주 후에 엠블럼을 정가할 시점이 되면 게임사에서 더 강력한 신규 룬이나 아이템을 출시하여 기존 보상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결국 이 새로운 ‘통나무’는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성취감을 안겨줄 목표가 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고된 노동으로 느껴질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비노기 모바일의 어비스 지옥은 과거의 ‘뉴비 통나무’와는 다른, 엔드게임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장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의 수명을 늘리고 유저들에게 장기적인 목표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과도한 시간 투자를 요구하여 피로감을 유발하고 콘텐츠 소모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