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억 모으기’. 많은 직장인에게 꿈의 숫자이자, 재테크의 첫 번째 관문처럼 여겨지는 목표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넘쳐나는 재테크 정보 속에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로 5년 전, 월급 300만 원으로 1억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성공 신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5년간 직접 부딪히고 깨달은 현실적인 어려움과 실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값진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의 경험이 이제 막 1억 모으기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1억 모으기, 시작 전 나의 다짐과 현실 점검
5년 전, 2020년 초에 저는 1억 모으기라는 거대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당시 저는 3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세후 월급은 약 300만 원이었습니다. 아내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가계에 힘을 보태고 있었고, 귀여운 초등학생 딸이 한 명 있었습니다. 다행히 부모님의 도움으로 전세에 거주하고 있어 매달 나가는 월세 부담은 없었죠.
저의 구체적인 목표는 ‘5년 안에 1억 원’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계산상으로는 매월 약 167만 원을 저축해야 하지만, 예기치 못한 지출과 투자 수익률을 고려하여 월 150만 원 저축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빠듯했지만, 맞벌이라는 점과 저희 부부가 과소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항목 | 상세 내용 |
---|---|
가족 구성 | 남편(30대 초), 아내, 초등학생 딸 |
월 소득 | 약 300만 원 (세후) + 아내 파트타임 소득 |
월 저축 목표액 | 150만 원 |
주거 형태 | 전세 (대출 이자 부담 없음) |
보유 자산 | 경차 1대, 약간의 예적금 |
투자 경험 | 예적금, 소액 ETF, 연금저축 등 기초적인 수준 |
저희 부부는 가계부 앱(뱅크샐러드)을 활용해 수입과 지출을 철저히 관리하기로 약속했습니다. 1억 모으기는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가족 모두의 동의와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인지하고 있었기에, 아내와 목표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세웠습니다.
📈 목표 달성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들
월 150만 원 저축. 말은 쉽지만, 3인 가족이 남은 돈으로 생활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목표 달성을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 허리띠 졸라맨 식비 관리
가장 먼저 칼을 댄 부분은 식비였습니다. 외식은 월 2회로 엄격히 제한하고, 주 5일 이상은 무조건 집밥을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배달 음식과 외식의 유혹을 참기 힘들었고, 아이도 불만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장을 보고 요리하는 시간을 늘리면서 오히려 가족 간의 유대감은 더 깊어졌습니다. 주말에는 냉장고에 남은 재료를 활용해 ‘냉파(냉장고 파먹기)’ 요리를 하는 등, 식비를 줄이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려고 노력했습니다.
2. 현명한 교육비 지출
아이가 커가면서 교육비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였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여러 개의 학원을 보내는 분위기였지만, 저희는 딸의 의견을 존중하여 꼭 필요한 학원 2개로 제한했습니다. 대신, 지역 도서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문제집이나 참고서도 새것을 고집하기보다는 중고 서점을 이용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며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3. 소비 습관의 근본적인 변화
- 가계부 공유: 뱅크샐러드 앱을 아내와 함께 사용하며 모든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유했습니다. 서로의 씀씀이를 확인하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나갔습니다.
- 체크카드 생활화: 신용카드는 통신비, 보험료 등 고정 지출 할인 혜택을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모든 생활비는 체크카드로 결제했습니다. 통장 잔고가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것을 보며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 ‘펑펑 쓰는 날’ 지정: 무조건 아끼기만 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결국 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한 달에 한 번 ‘치팅데이’를 정해 그날만큼은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거나 소소한 쇼핑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관리했습니다.
🌪️ 1억 모으기,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현실의 벽
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야심 차게 세운 계획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 앞에서 수없이 흔들렸습니다.
1. 예기치 못한 목돈 지출
계획에서 가장 큰 오차를 발생시킨 것은 바로 예상 밖의 지출이었습니다. 2021년 겨울, 딸이 폐렴으로 일주일간 입원하면서 병원비가 200만 원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실비 보험이 있었지만, 비급여 항목 등으로 인해 자기부담금이 상당했습니다. 또한, 해마다 늘어나는 경조사비와 명절 부모님 용돈도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었습니다. 미리 예산을 편성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출은 항상 예산을 초과했습니다.
2. 투자의 배신, 기대에 못 미친 수익률
저는 저축액의 일부를 미국 S&P500, 나스닥 100과 같은 지수 추종 ETF에 투자했습니다. 연평균 5%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인해 수익률은 연 1~2%에 그쳤고,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도 있었습니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가족의 미래가 걸린 돈이었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결국, 투자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한 예적금의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3. 무섭게 치솟는 물가 상승
2022년부터 체감 물가가 무섭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똑같이 장을 봐도 식비는 더 많이 나왔고, 아이 학원비와 각종 공과금도 줄줄이 인상되었습니다. 생활 수준은 그대로인데 지출만 늘어나니, 월 150만 원이라는 저축 목표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저축액을 월 120~130만 원 수준으로 낮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 5년 후, 목표 실패 그러나 얻은 것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5년 만에 1억 모으기는 실패했습니다. 2025년 초, 저희 가족이 모은 금액은 약 8,000만 원이었습니다. 목표 금액보다 2,000만 원이나 부족한 결과였지만, 이상하게도 큰 좌절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족이 함께 노력해 이룬 성과라는 생각에 뿌듯함이 더 컸습니다.
구분 | 계획 | 실제 결과 | 차이 |
---|---|---|---|
월 저축액 | 150만 원 | 평균 125만 원 | -25만 원 |
최종 목표 | 1억 원 | 8,000만 원 | -2,000만 원 |
투자 수익률 | 연 5% | 연 2% | -3% |
실패의 원인은 명확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출, 기대에 못 미친 투자 수익률, 그리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 저축액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비록 숫자적인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5년은 저희 가족에게 돈보다 더 값진 것을 남겼습니다.
- 올바른 금융 습관 형성: 저희 부부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예산을 세우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딸 아이 역시 용돈을 받으면 무조건 쓰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저축하는 건강한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감 강화: 돈 문제로 다투는 부부가 많다고 하지만, 저희는 오히려 재정 목표를 공유하며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하며 가족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 ‘돈’에 대한 가치관 정립: 1억이라는 목표를 좇는 과정에서 저희 가족은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돈을 모으는 과정의 즐거움,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 1억 모으기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저의 5년간의 도전은 절반의 성공이자, 값진 실패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1억 모으기’에 도전하는 분들께 몇 가지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튜브나 책에서 말하는 성공 사례에 현혹되지 마세요. 자신의 소득, 고정 지출, 가족 상황 등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 예비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저처럼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 경조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월 저축액의 일부는 반드시 비상금을 위한 예비비 통장에 따로 모아두세요.
- 투자는 신중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 자산에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가족은 최고의 파트너입니다. 1억 모으기는 결코 혼자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가족과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격려하며 나아갈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저의 1억 모으기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비록 5년 만에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지금의 속도라면 2~3년 안에는 충분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조급해하지 마시고,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시길 응원합니다.
관련 글
직장인 신용대출 퇴사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모든 것 (금리, 한도, 연장, 상환 전략)
직장인 신용대출 2025년 최신 완벽 가이드 (NH농협, IBK기업, 햇살론, 새희망홀씨 총정리)